초보기획자. 저도 제가 무서워요.

누구에게나 초보시절은 있다. 실수를 밥먹듯이 하는 이 시절은 현재 초보에게만 존재하고 지나간 사람들에게는 이미 망각된 시절이다. 때문에 안타깝게도 '선배님도 옛날 초보때 실수하셨잖아요' 같은 멘트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업무에 필요한 툴정도는 미리미리 배워두어야 한다.
프로그래머가 C나 C++같은 언어를 다룰 줄알고, 디자이너가 포토샵이나 기타 어플리케이션을 다루듯이, 웹기획자는 최소한 PPT와 엑셀 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 하는데, 이게 안된 친구들이 예상보다 많다. 기본적인 자세가 안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포토샵, HTML 정도도 기본에 포함되며 좀더 어그레시브한 기획자들은 간단한 스크립팅도 가능하다. 자신의 기획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획안'을 만들고 비쥬얼라이징해서 개발자와 디자이너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모르는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고 물어봐라
초보기획자가 모르는것 자체는 그럴 수 있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모르면서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고 일을 저지르는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잘못들어서 모르건, 이해를 못해서건 아무튼 모르면 모르는것을 인정하고 선배나 지시자에게 다시 물어봐서 제대로 이해한 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자의적 해석 금지.

초보기획자가 제안하는 제안의 98%는 이미 검토가 끝나서 폐기된 내용이다.
처음 웹기획 업무를 맡게 되면 어떤 제안이 가능한지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아이디어를 낸다. 학생때야 학생이니까 그런것이 용인되지만 섯부른 아이디어 제안은 바로 깨진다. (섯부른 아이디어도 경청해야하는데 어느 포탈이던 그럴만한 여유가 있는 팀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정도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인정 받는다. 이때 잘하면 똘똘한 신입으로 인정 받는다.

서비스 개선기획은 무척 조심해서 진행해야 한다.
선배들이 해놓은것을 보면 무척 개판인듯이 보이겠지만, 그 사람들이라고 그걸 몰라서 안한게 아니다. 대부분 여러가지 상황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구현되었을 것이다. 일단 말을 아껴야 한다. 하고 싶은 말 꾹 참고 그중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것 하나만 이야기 해라. 것도 조심해서..

개발자,디자이너랑 친해져라
초보기획자가 제일 껄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개발자이다. 뭘 이야기 해도 일단 안된다고 하고 답답하게 구는것 같은데..사실 개발자는 초보기획자하고 이야기 하고 있으면 10배는 더 답답하다. 개발자의 입장과 개발자가 사고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프로젝트 기획은 100% 실패한다. 개발자랑 친해져야 로직을 이해할 수 있다. 개발자가 무섭다고 도망다니지 말아라.디자이너도 마찬가지이다.

선배기획자는 선생님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회사는 학교나 학원이 아니다. 인터뷰때 일단 접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회사에서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이다. 본인들이 잘 모르는것은 일을 하기 위해서 '알아서' 배워야지 '회사에서 가르쳐 주는게 없어요' 라고 이야기 하면 찍힌다. 회사는 가르쳐 주는데가 아니다. 일하는 곳이지. 필요한 것은 스스로 배워야 한다.

일을 배우기 위해서는 깨져야 한다
선배가 친절하고 디테일하게 가르쳐 주는 초보치고 일을 제대로 배우는 사람이 없다. 장담컨대 그런 친구일 수록 기획일을 빨리 포기한다. 선배입장에서 보면 일일이 가르쳐서 일하느니 그냥 직접하는게 빠르고 속편하다. 처음에는 디테일한것을 물어볼 수도있겠지만 계속 그러면 아예 일을 안주고 몸으로 때우는 일만 시키게 된다. 그렇게 되는데는 본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

개념을 탑재해라
웹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해야 개념이 탑재된 기획안이 나온다. 그거 개발자나 디자이너만 알아야 하는게 아니다. 직접 코딩이나 디자인을 안해도 어떤 원리에 의해 그렇게 구현되는지는 알아야 한다. 무지나 무식은 자랑이 아니다. 개발에 대해 빠삭하게 아는 기획자는 개발자들이 싫어한다. 왜냐면 꼼수를 부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100배 싫어하는 기획자는 무지한 기획자다.


'혐오스런 기획자의 일생'   이라는 포스팅에도 썻지만 기획자가 살아남기는 그리 녹녹하지 않다. 회사마다 CTO나 개발본부 같은 개발자들을 Care하는 조직도 있고 디자인센터나 UX그룹같이 디자이너를 캐어하는 조직도 있어서 그안에서 교육도 시키고, 해외컨퍼런스도 보내고 하지만 기획자는 제도적으로 그런것이 없어서 개인기에 의해 생존해야 한다.

초보기획자인가요? Welcome to Jungle!



by 니오큐브릭 | 2008/09/29 17:51 | 많이본글 | 트랙백(2) | 핑백(2)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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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기획자가 나타나서 놀라게 만든다. 결국 사람나름이다. 기획자와 개발자에 관련된 포스트들... 개발자에 대한 5가지 오해와 편견 非 개발자를 위한 개발자이해 매뉴얼 초보기획자, 저도 제가 무서워요 혐오스런 기획자의 일생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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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imidity at 2008/09/29 18:01
안녕하세요. 밸리에서 왔습니다.
그렇군요.. 초보는 어딜가나.. 조심해야 겠네요..^^;;
글 잘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09/29 21:23
초보 기획자 하나가 프로젝을 폭파시킬 수도 있습니다. ^^ 자나깨나 초보조심
Commented by 천하귀남 at 2008/09/29 19:51
가장 무서운 기획자가 자기가 구상해 놓고 그것에 소요될 기간과 비용을 납득못하는 부류이기도 합니다. 이런족속은 정말 답이 없습니다.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09/29 21:24
리소스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깨지면서 체득해야하는데.. 대부분 깨지면서 그만두더라구요.
Commented by 개발자 at 2008/09/29 21:54
c나 c++은 툴이 아닙니다. 언어입니다.
Commented by 개발자2 at 2008/09/29 22:03
프로그래머한테야 언어도 툴(도구) 맞죠 뭐..ㅎㅎ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09/29 22:33
이 댓글 달릴 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툴이라 쓴 이유는 개발에서 정의하는 '툴'을 의미하는게 아닙니다. 문맥상으로 보면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이 준비가 된상태서 시작하니, 기획하려면 최소한 기획에 필요한 '도구(툴)' 정도는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는 의미로 썻고, 알아듣기 쉽게 하느라 언어라 안쓰고 툴이라고 쓴겁니다. 하나는 언어고 하나는 툴이라고 쓰면 의미전달이 약해지거든요.
Commented at 2008/09/29 22:0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09/29 22:21
이 댓글 달릴 줄 알았습니다^^
Commented by 제절초 at 2008/09/29 22:13
일을 배우기 위해서는 깨져야 한다 - 이 부분이 제일 와닿네요. 후...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09/29 22:34
안깨지는 기획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항목으로 깨지는게 반복되면 문제가 있는것이죠
Commented by june at 2008/09/29 23:26
배울 생각은 젖혀두고 우길생각부터 하는 일부 사람들이 문제져.
일은 못배우고 수단만 배운 그런 사람들요.
좋은 기획자분들도 정말 많이 만나봤지만 아직은 제비뽑기 인것 같아요.
역시 파트너는 잘 만나고 볼일인가 봅니다 ㅠ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09/30 08:59
^^ 맞습니다. 아직 좋은 기획자가 만들어지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Commented at 2008/09/29 23: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09/30 09:00
네. 감사합니다. 기획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시다 보면 잘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Commented by always2u at 2008/09/30 13:47
필요없는 서비스는 없는것 같습니다. 미리 만들어진 서비스도 '왜 저렇게 만들었지'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니 ^^;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10/01 08:53
네 always2u 님. 겉으로 보기에 쉽게 보이는 서비스나 또는 이상한 서비스 들도 나름 고민들을 거쳐서 나온것들 입니다. 언듯 미흡해 보일지라도 개발이나, 리소스, 일정 등등의 피치 못하는 사정들이 있기에 그렇게 나오는것이죠. 의도를 파악하는것이 중요합니다. 화이팅하세요^^
Commented by 곰탱이 at 2008/09/30 16:02
우연히 들어와서 보고 완전 공감하면서 구경하고있습니다.
저는 2년차 기획자구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대충 감이 잡히네요 ㅋㅋ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10/01 08:50
2년차 기획자. 고민 많으실텐데 신념을 가지고 Keep Going 하세요. 기획자라는 직업이 힘들긴 하지만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가지지 못하는 매력적인 기회가 존재하는 Job입니다.
Commented by 노희섭 at 2008/10/01 14:44
볼드체 문구들만 읽어보니, 꼭 기획자에게만 국한되는 내용은 아닌것 같아요. :) 잘 지내시죠?
Commented by 니오큐브릭 at 2008/10/01 14:47
아 넵 잘 지내고 있습니다. 희섭님 요즘 고생많을거 같아요. (주가가 좀 올라줘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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