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쉽게 재즈를 들을 수 있을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재즈를 좋아하고 좋아하려고 하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는것 중 하나는 재즈가 너무 입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즈의 종류도 스윙재즈, 비밥, 하드밥, 쿨재즈, 모던재즈, 빅밴드 등 너무도 많은 사조와 또 너무도 많은 아티스트들, 그리고 그 아티스트들간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를 공부해야 하는것도 부담스럽다고도 한다.

과연 재즈가 그렇게 공부해야 만 할만큼 어려운 과목일까?
이글을 쓰는 본인 역시 재즈를 즐기고 듣지만 사실 재즈사를 공부하면서 재즈를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재즈가 왜 어렵다고 생각이 드는 것일까? 왜 쉽게 재즈는 귀에 들어오지 않을까? 이제 가볍고 쉽게 재즈를 입문하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재즈가 어렵게 들리는 이유

재즈는 알다시피 여러 스타일의 음악이 한데 혼합되어있다. 마일즈데이비스의 난해한 음악도 재즈요. 엘라핏제랄드의 가벼운 흥얼거림(스캣이라고 한다)도 재즈이다. 수십명의 오캐스트라로 이루어진 빅밴드도 재즈이고 셀로니어스 몽크가 혼자 연주하는 피아노도 재즈이다. 이것이 재즈의 전형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수 많은 스타일의 음악들이 재즈라 이야기 하고 있으며 사실 재즈란 그런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이런 많은 재즈중에 어렵게 느끼는 재즈는 보컬이나 빅밴드가 아니라 쿨재즈나 하드밥 같은 멜로디가 존재하지 않는 재즈들이다. 그림으로 비유한다면 재즈보컬이 르노와르나 터너, 램브란트와 같이 사실적인 묘사의 인물화나 풍경화라고 비유한다면 멜로디가 없는 재즈들은 그림에서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잭슨폴록이나 몬드리안, 칸딘스키의 그림과 같은 추상화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가요나 팝음악들이 보컬을 중심으로 하는 멜로디라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있고 여기에 익숙한 나 머지 멜로디가 없는 재즈를 들을 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사실 어렵다기 보다는 익숙하지 않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2.그렇다면 어떻게 들을 것인가?

본인은 사실 재즈를 듣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했던 스타일이었다. 재즈에 접근하기까지 많은 종류의 음악을 들었고 음악을 듣는 영역을 넓히다보니 재즈까지 왔다. 처음으로 구입한 재즈 음반은 마일즈데이비스의 'New Miles Davis Quintet' 이라는 음반이었는데 처음으로 듣기에 상당히 어려운 음반이었고 너무 어려워서 한동안 재즈를 안 듣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메탈리카나 아이언메이든에 젖어있던 본인에게 처음 접하는 마일즈는 실패 할 수 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결과였다.

아무튼 한동안 멀리하던 재즈를 다시 듣고자 마음먹은 계기는 마일즈 같은 '메인스트림재즈'가 아닌 가볍게 들을 수 있는 퓨전재즈에서 실마리가 풀렸다. 리릿나우어, 데이브그루신 등 당시 유행하던 GRP재즈(거의 팝에 가까운)를 듣기 시작한 것이다. 80년대 이후에 시작된 퓨전재즈는 메인스트림재즈에 비하면 오히려 팝 연주곡에 가까운 멜로디가 있는 익숙한 재즈였다.(이런 퓨전재즈를 3년간 들은 후에 메인스트림재즈를 즐기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에 미루어 쉽게 재즈를 듣는 방법을 이야기 해본다면 단연 듣기 쉬운 재즈부터 듣는 것이 요령이다.


3.영화음악이나 CF에 나오는 재즈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재즈는 역시 영화음악이나 CF에서 나오는 재즈 일 것이다.  영화음악이나 CF의  음악을 선정하는 사람들 역시 의식적으로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재즈를 선곡한다. 몇 가지 추천한다면 전도연이 나왔던 영화인 접속에서의 'Lover's Concerto(Sarah Vauhan)' 와니와 준하의 'I wish You Love(Lisa Ono)', 에스콰이어 CF에 나왔던 'I'm a fool to want you(Billy Holiday)' 등 들어보면 대부분이 제목은 모르지만 들어봤던 음악 들일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이 음악들은 가사가 있고 멜로디가 있는 음악들이다. 물론 KTF CF에 나왔던 글로벌워싱턴Jr.의 'Take Five(원곡은 Dave Brubeck의 Time out앨범) 등은 가사가 없지만 멜로디가 있는 재즈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재즈입문을 위해 추천하는 음악은 바로 보사노바(BosaNova)이다.

보사노바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기사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보사노바는 브라질의 라틴음악과 미국의 재즈를 결합시킨 재즈로서 흥겹고 쉽게 들을 수 있는 재즈이다. Antonio Carlos Jovim은 보사노바를 창시한 작곡가로서 리오에서 작곡한 보사노바 불멸의 명곡 Girl From Ipanema (브라질   원어제목은 Garota de Ipanema:이빠네마의 아름다운 여인)와 Corcovado(Silent Nignt)를 담고 있는 Getz/Gilberto 를 들어보기를 권한다. 이 음반은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 중에 하나이자 보사노바를 대표하는 음반이다. 이 음반에서 Stan Getz는 반주를 Gilberto 부부는 보컬을 맡았다. (이 음반 작업 후 너무나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1년만에 이혼하게 되었다. 아내였던 Astrud Gilberto는 향후 20여년간 보사노바의 여왕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된다)

요즘에 활동하는 보사노바 아티스트 중에서는 단연 Lisa Ono를 추천한다. 알려져 있다시피 와나와 준하의 메인 타이틀 곡인 I wish You Love를 부른 오노 리사는 일본계 브라질인으로서 목소리만 들어서는 동양계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아주 매혹적이고 감성적인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Bebel Gilberto는 전설적인 Joao Gilberto 의 딸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다. 오노리사보다 좀더 허스키하고 저음의 톤을 가지고 있는 데 아주 개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4.보컬이 없는 재즈는 어떻게 들을까?

보컬이 없는 연주곡인 재즈들도 크게 보면 연주의 멜로디 라인이 있는 것과 음의 높낮이와 비트 등으로 이루어진 멜로디가 없는 연주곡이 있다. 당연히 멜로디가 있는 재즈를 먼저 듣는 것이 순서이다. 이 역시 영화음악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잘 아는 영화배우인 데인절 워싱턴이 블럭버스터의 액션배우(?)로 잘 나오는 웨슬리스나입스와 함께 출연한 유일작인 모베러블르스 (Mo' Better Blues: 감독 Spike Lee) . 이 영화는 재즈 음악인들의 삶과 우정을 다룬 영화로 이 영화이후 웨슬리스나입스가 블럭버스터 액션배우로 잘 나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스파이크리의 흑인영화에 나오던 의식 있는 배우였다) 한국에도 VHS로 영화가 나왔었기는 했지만 구해보기가 그리 만만치가 않은 작품이며,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여기에 나오는 재즈음악들은 브랜포드 마살리스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서 여자주인공이 부른 Harlm Blues 를 제외하고는 모두 브랜포드마살리스가 연주한 연주곡이다. 이 영화와 같이 보면서 음악을 듣는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음악만으로도 충분히 재즈와 가까워질 수 있는 그런 음반이다.



5.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나?

4번까지의 내용들은 그대로 실천 한다 하더라도 아직도 마일즈데이비스나 셀로니어스 몽크, 존 콜트레인, 소니롤린스 등의 음악은 아직도 어려운 벽 넘어에 있을 것이다. 사실 위의 방법은 재즈 자체를 감상하는 법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재즈와 친해지는 워밍업 같은 것이다. 재즈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듣다 보면 간혹 귀에 쏙 들어오는 재즈음악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마일즈 일수도 있고 존 콜트레인일 수도 있다. 그런 경우 그 아티스트의 다른 음악도 들어보고 괜찬으면 다른 CD도 사고, 그 아티스트와 같이 연주한 다른 아티스트의 음악도 들어보고 하면서 조금씩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 재즈를 공부한다고 재즈의 역사(Jazz Styles) 같은 책을 놓고 연대기 순으로 재즈를 듣는 건 음악도들이 할 일이지 취미로 감상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 아니다. 빌에반스가 좋다면 자연스레 그에 대해 알아 볼 것이고 그러다 보면 관련지식이 쌓이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간혹(정말 간혹씩) 재즈 연대표를 죽 외고 다니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런 거에 기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 그거(재즈에 대한 지식) 하고 재즈를 즐기는 것 하고는 별다른 문제이다. 모든 음악이 그렇지만 재즈는 그저 내가 좋아서 듣기만 하면 될 뿐이다. 심지어는 음악의 제목을 몰라도 된다. 본인의 경우도 앨범단위로 걸어놓고 듣기 때문에 좋아하지만 제목을 모르는 음악도 많다.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재즈사나 이론에 대해서 잘 알 리가 없다. 그럴 필요도 없고.


6.개인적인 재즈 듣는 방법에 대해

다음에 쓰는 재즈 듣는 방법은 개인적인 방법이며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에게는 해당이 안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참고는 할만 하다고 생각하기에 여기에 적는다.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재즈 아티스트는 'Miles Davis님'이다. 마일즈 데이비스님은 한마디로 재즈의 신(God of Jazz)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일즈님이 살아있는 동안 그와 같이 활동하거나 미약하게나마 관계가 되어 있지 않은 아티스트들은 재즈신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 마일즈 데이비스님의 음악은 사실 처음부터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다. 물론 Kind Of Blue 같이 대중적으로 큰 히트한 음반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의 음악들은 익숙해지기가 쉽지않다.

앞서 말한대로 멜로디없는 재즈는 추상화나 마찬가지라고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선 멜로디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 마일즈데이비스님의 음악은 멜로디가 아니라 비트, 음, 화성 등이 어울어지고 그 속에서 긴장감이 생기는 시간 예술이다. 이런 음악적인 요소들은 듣는 방법은 우선 악기별로 듣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먼저 귀에 들어오는 트럼펫소리나 섹서폰 소리를  들어본다. 어느 정도 메인 악기의 소리가 귀에 익으면 드럼이나 베이스 등 다른 악기의 소리만 듣는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음악을 들어본다. 그렇게 몇 번 듣다보면 멜로디는 없지만 음악의 구조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섹서폰이 끝나면서 베이스가 이를 받고 이를 다시 드럼솔로가 받는.. 각각의 악기가 주인공 보컬처럼 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이런식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익숙해지면 재즈가 아닌 블루스나 락을 들어도 그 이전에 듣던 것보다 훨씬 다채롭고 재미있게 들린다. 한마디로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리게 된다.

이 음악이 이랬었던가? 이런 상태가 되면 재즈의 참 맛을 느낄 준비가 된 것이다. 이 방법은 그냥 한번 듣는다고 자동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7.마지막으로

재즈는 현학적으로 듣는 음악이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 하면서 이 포스팅을 마치고자 한다. 재즈도 다른 가요나 팝음악과 마찬가지로 그저 듣고 즐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음악의 형태가 익숙치 않기에 사람들이 어려워 한다고 생각될 뿐이다. 어려운 재즈, 구하기 힘든 재즈를 듣겟다고 헤메이고 다니지 말았으면 한다.(본인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런 과정을 겪는 시점이 있다) 그저 들어서 즐겁다는 것 그 점이 중요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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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oKubric | 2006/09/16 22:12 | 많이본글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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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una's me2DAY at 2009/07/04 07:21

제목 : MakeItBlue의 생각
흠… 난 재즈를 즐겨 듣지만 처음부터 저런 고민 따위는 해 보질 않았다. 그냥 듣기 좋음 듣는 거고 아님 마는 거지 뭐. 저 글은 현학적이지 않은 접근을 권하지만, 내가 보기엔 너무나도 현학적이다. 음악은 그저 음악일 뿐....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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